전자레인지 청소 (귤껍질, 레몬껍질, 은행냄새)

남편이 기관지가 안 좋다고 하니 시어머님께서 은행이 기관지에 좋다며 챙겨주셨어요. 그 마음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거기다 시어머님이 "전자레인지에 1분만 돌리면 구운 것처럼 맛있어~" 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은 남편이 신나서 따라 해봤죠. 근데 이 양반이 은행을 반으로 자르지도 않고 그냥 통째로 전자레인지에 돌려버린 거예요.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전 종이컵에 담긴 은행 - 전자레인지 청소 전

결과는... 대참사였죠. 은행이 사방팔방으로 다 튀어버린 거예요! 전자레인지 안이 은행 껍질 파편으로 가득 찼고, 거기다 진짜 똥냄새가 온 집안에 꽉 퍼져버린 거예요. 환기시키느라 한참 고생했답니다. 아니 구운 은행이 먹고 싶으면 그냥 프라이팬에 볶지...

그때 급하게 청소를 하려는데 평소 쓰던 식초가 딱 떨어진 상황이었어요. 당황해서 인터넷 검색하다가 귤껍질로도 청소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죠. 다행히 저희 딸래미가 레몬을 워낙 좋아해서 냉장고에 항상 레몬이 있거든요. 레몬도 귤이랑 비슷한 세정 효과가 있다고 하니, 반신반의하며 써봤는데... 이게 웬일이에요? 식초보다 오히려 더 깔끔하게 청소되는 거예요!

덕분에 지금은 전자레인지가 늘 깔끔하고 레몬 향도 솔솔~ 남편 덕분에 값비싼 교훈 하나 얻었었어요

전자레인지 청소에 귤껍질·레몬껍질이 효과적인 이유

귤껍질이나 레몬껍질 같은 감귤류 껍질에는 리모넨(Limonene)이라는 천연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감귤 껍질에서 추출되는 기름 성분으로, 기름때를 분해하고 살균 효과까지 있어요. 시중에 파는 주방 세제 보면 '천연 오렌지 추출물' 이런 거 쓰여 있는 거 보셨죠? 바로 이 리모넨 성분 때문입니다.

첫째, 수증기 효과입니다. 귤껍질 넣고 물을 부어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수증기가 내부에 골고루 퍼지면서 찌든 때를 불려줘요. 마치 찜질방에서 때가 불어나는 것처럼요.

둘째, 리모넨 성분이 기름때를 분해합니다. 전자레인지 안에는 음식 데우면서 튄 기름때가 꽤 많거든요. 이 기름때를 리모넨이 화학적으로 녹여주니까 힘 안 들이고도 술술 닦여요.

셋째, 탈취 효과가 있습니다. 감귤류 특유의 상큼한 향이 냄새까지 잡아주거든요. 제가 은행 똥냄새로 고생할 때 진짜 이거 하나로 냄새가 거의 다 잡혔어요.

저는 평소에 천연 재료로 청소하는 걸 선호하는 편이에요. 아이도 있고 하니까 화학 세제는 좀 꺼려지거든요. 그래서 식초를 애용했는데, 레몬껍질을 써보니까 세정력은 비슷하면서 향은 훨씬 좋더라고요. 식초는 청소하고 나면 시큼한 냄새가 한동안 남잖아요. 근데 레몬은 상큼한 향이 은은하게 퍼져서 주방 분위기까지 좋아지는 느낌이었어요.

레몬껍질로 은행냄새 제거한 실전 후기

제가 실제로 레몬껍질로 은행파편 사건 수습했던 방법 그대로 알려드릴게요.

귤이나 레몬을 먹고 난 뒤 껍질만 모아둡니다. 전자레인지용 용기에 껍질을 넣고 물을 껍질이 잠길 정도로 부어요. 전자레인지에 넣고 5분 정도 돌리면 끝이에요. 출력은 중간(500~700W) 정도면 충분합니다.

돌리고 나면 5분정도 방치하면 전자레인지 안이 수증기로 가득 차 있을 거예요. 용기가 뜨거우니까 조심해서 꺼내고, 마른 행주나 키친타월로 전자레인지 내부를 닦아주면 됩니다. 찌든 때가 불어 있어서 힘 거의 안 들이고 쓱쓱 닦여요.

은행 파편 때문에 전자레인지 안이 정말 엉망이었는데, 레몬껍질 넣고 5분 돌렸더니 수증기가 차면서 파편도 쉽게 제거됐어요. 그 지독한 은행냄새도 거의 다 잡혔고요. 레몬 특유의 상큼한 향이 남아서 오히려 기분까지 좋아졌습니다.

전자레인지 안쪽 열선 부분은 때가 끼기 쉬운데, 이 부분도 수증기로 불려놓으면 행주로 쓱쓱 닦입니다. 평소에 물걸레로 닦으면 잘 안 지워지던 묵은 때까지 깨끗하게 제거됐어요. 턴테이블(회전판)도 꺼내서 함께 닦아주면 더 좋습니다. 은행 사건 이후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레몬껍질로 전자레인지 청소해요.

전자레인지 청소 식초와 귤껍질 비교

저는 원래 전자레인지 청소를 식초로 했어요. 천연 재료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아시죠? 식초가 만능이잖아요. 산성이 강해서 기름때나 물때를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살균 효과도 있습니다. 가격도 저렴하고 집에 항상 있죠.

근데 단점이 있어요. 청소 후 시큼한 냄새가 한동안 남아요. 환기를 시켜도 식초 특유의 냄새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시간이 좀 걸려요. 반면 귤껍질이나 레몬껍질은 세정력도 충분하면서 청소 후 향까지 좋습니다. 특히 전자레인지에서 생선이나 마늘 같은 냄새가 심하게 날 때는 귤껍질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식초로는 냄새가 완전히 안 잡히는 경우도 있거든요.

환경 측면에서도 귤껍질이 더 좋습니다. 어차피 버려질 껍질인데 바로 버리지 않고 청소에 한 번 더 활용하는 거니까 재활용이죠. 딸아이가 레몬을 워낙 좋아해서 냉장고에 항상 레몬이 있는데, 이제는 레몬 먹고 난 껍질을 모아뒀다가 전자레인지 청소에 써요. 바로 버리는 것보다 한 번이라도 더 쓰고 버리니까 훨씬 낫죠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도 가정에서 화학 세제 사용을 줄이고 천연 재료를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출처: EPA). 특히 주방처럼 음식과 직접 닿는 공간에서는 천연 세제가 더 안전하다고 해요.

이제는 상황에 맞춰서 씁니다. 식초가 집에 있고 빨리 청소해야 할 때는 식초 쓰고,  세정력이 확실하거든요. 근데 냄새가 심하거나 청소 후 향까지 신경 쓰고 싶을 때는 무조건 귤껍질이나 레몬껍질로 갑니다.

생선 데운 후 비린내 날 때, 마늘 데운 후 냄새 심할 때는 귤껍질을 추천해요. 은행냄새처럼 강력한 냄새도 잡아주니까요. 귤 먹는 계절(겨울)에는 귤껍질을, 레몬이 있을 때는 레몬껍질을 쓰면 됩니다. 오렌지껍질도 똑같이 효과 있어요. 감귤류는 다 리모넨 성분이 들어있거든요.

한 가지 팁 더 드리면, 껍질을 말려뒀다가 써도 됩니다. 귤 많이 먹는 겨울에 껍질을 모아서 햇빛에 바싹 말려두면 일 년 내내 쓸 수 있어요. 말린 껍질도 물에 불리면 리모넨 성분이 나온다고해요.

전자레인지 청소, 생각보다 간단하죠? 귤껍질이나 레몬껍질만 있으면 5분 만에 깔끔하게 청소할 수 있습니다. 화학 세제 없이도 천연 재료로 충분하고, 환경도 지키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어서 좋아요.

저처럼 남편이 은행 테러를 해도 당황하지 말고  냉장고에 있는 레몬껍질로 청소하면 됩니다. 식초보다 향도 좋고 효과도 확실해요. 지금 전자레인지를 한번 열어보세요. 찌든 때가 보이신다면 오늘 당장 귤 하나 까서 청소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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